중국 유학생 어려운 점은?...'언어 장벽'과 '한국 친구 사귀기'

유학생 41명 설문조사 "공감과 이해가 절실"


등한문 대기기 진야유 종원
8/14/2025 5:16:27 PM 등록 | 수정 8/14/2025 5:16:56 PM
기획 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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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학생들은 한국생활에서 언어와 문화, 정체성 문제 등 복합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년간 한국은 중국 학생들에게 인기있는 유학지 중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실제로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 유학생 약 18만여 명 중 40% 이상이 중국 국적이며, 어학연수와 정규 학위과정 모두에서 그 수는 여전히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지리적 근접성과 한류로 대표되는 문화적 선호, 상대적으로 낮은 교육비 등은 한국 유학을 선택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실제로 한국에 유학 온 중국 유학생들은 예상보다 깊고 복합적인 어려움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팀은 최근 한국에 체류 중인 중국 유학생 4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설문 대상은 학부생(68.29%)과 어학연수생(19.51%), 대학원생(12.2%)이었다. 이들의 한국 거주 기간은 1년 이상이 41.46%로 가장 많았고, TOPIK 기준 중급(3~4급) 이상 한국어 능력자도 65.85%에 달했다.
취재팀은 이들이 실제로 유학생활에서 겪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질문했다.

응답자의 대부분은 학업과 일상에서 언어 장벽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73.17%가 “언어 문제로 인해 수업 이해, 발표, 친구 사귀기 등이 어렵다”고 응답했으며, 단어와 문법은 알아도 실제 대화에서는 표현 타이밍을 놓치거나 말이 막혀 위축된다고 털어놓았다.

한 어학연수생은 “말을 더듬었다는 이유만으로 교수에게 불성실한 학생으로 오해받은 경험이 있다”며 이후 발표나 수업 참여에 자신감을 잃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학부생은 “한국어 실력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한국인 친구들과 친해지기를 포기하게 된다”며 결국은 같은 국적의 친구들과만 어울리게 되는 현실을 전했다.

유학생들의 사교 문제도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 중 56.1%가 “한국 학생들과의 교류가 어렵다”고 답했으며, 이는 언어 차이를 넘어선 문화적 간극에서 비롯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 학생들은 분명 친절하지만, 늘 일정 거리를 유지하려는 듯한 분위기가 있다”, “언제까지 외국인처럼 느껴질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말에서 보이듯, 표면적인 친절함 뒤에 존재하는 심리적 거리감은 유학생들이 겪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다.

이러한 거리감은 유학생 본인의 소극성이나 언어 미숙에서 기인하기보다는, 상호 이해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사회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한국 학생들의 인식 또한 같은 지점에서 맴돌고 있었다.
몇몇 한국 학생들은 “중국 유학생들과 교류하고 싶지만,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지 모르겠다”, “혹시 어색해지거나 불편함을 주지 않을까 망설이게 된다”고 말했다.

오히려 일부는 “중국 유학생들이 자기들끼리만 모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는 양측 모두 서로에 대한 의지는 있지만, 방법과 계기가 부족하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문화적 차이, 언어적 불안, 사회적 거리감이 맞물려 자연스러운 교류를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현실은 사회적 정체성에도 영향을 준다.
응답자의 24.39%는 한국 사회에서 자신을 ‘이방인’으로 인식하게 되는 경험이 있었다고 답했다.
모국에서는 활발하고 능동적인 사람이었지만, 한국에서는 발언을 꺼리고 뒤로 물러나게 되는 등 성격 자체가 바뀐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응답도 있었다.

이는 단순한 외로움이나 긴장을 넘어서, 자존감의 하락과 심리적 위축으로 연결될 수 있다. 실제로 응답자의 17.07%는 “정서적 스트레스”를 호소했으며, 일부는 외부 심리상담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언어 장벽 때문에 이용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유학생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적응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학생 선배의 경험 공유’(29.27%), ‘언어 교류 동아리 참여’(26.83%), ‘한국 소셜미디어 및 유튜브 활용’(29.27%) 등이 주요 대응 방식으로 나타났다.

특히 SNS를 통한 한국 문화 학습은 언어 능력 향상뿐 아니라 정서적 거리감을 줄이는 데도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언어 교환 프로그램은 실제 참여율이 낮거나 장기적으로 유지되기 어렵다는 한계도 지적되었다.

한편, ‘중국인 유학생회’와 같은 자국 커뮤니티에 속함으로써 정체성과 소속감을 유지하려는 경향도 관찰되었다. 실제로 일부 유학생은 해당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 공유, 취업 대비, 문화행사 참여 등 실질적인 도움을 받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모임을 넘어 하나의 심리적 안전지대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러한 일련의 문제들은 단지 개인의 노력이나 적응력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구조적인 접근과 제도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실생활 회화와 문화 이해 중심의 한국어 교육을 강화하고, 선후배 간 정기 멘토링을 제도화함으로써 실질적인 조언과 정서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다국어 심리상담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학생이 교내 정책에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공식적인 커뮤니티 플랫폼 역시 필요하다.
한국인 학생들과의 자발적인 교류 프로그램 확대 역시 필수적이다. 단기적 이벤트보다는 공동 프로젝트나 학술 소모임 등 지속 가능한 형태가 되어야 실질적인 관계 형성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학생들을 단지 ‘외국인’이나 ‘소수자’로 보는 시선을 넘어서, 같은 사회를 구성하는 ‘이웃’으로 인식하는 태도 전환이다.

유학생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은 동정이 아닌 공감이며, 이해하려는 노력 그 자체가 커다란 힘이 된다고 말한다. 다문화 사회로 향해가는 한국 사회가 보다 성숙한 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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