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형 서비스가 일상이 된 청년세대

기성세대와의 차이는 '개인화'와 '효율화' 추구


정현철 김건희 김혜린
8/14/2025 5:23:28 PM 등록 | 수정 8/14/2025 5:23:56 PM
기획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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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구독형 서비스'의 시대이다.
전자제품과 각종 서비스, 콘텐츠까지 온라인으로 정기 구독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청년세대의 서비스 구독은 자연스러운 일상이 된 지 오래다. 기성세대가 시대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구독형 서비스에 대한 세대간의 차이 또한 흥미롭다.

급성장하고 있는 구독형 서비스 산업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세계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2000년 2,150억 달러에서 2015년 4,200억 달러, 2020년 5,300억 달러로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 역시 이 흐름을 타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경제 시장은 2016년 약 25조 9,000억 원에서 2020년 약 40조 1,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렇게 구독은 우리 삶의 일부가 되어왔지만, 접근하는 방식은 세대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취재팀은 최근 이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조사에서 20~30대 청년세대의 구독형 서비스 이용률은 100%, 40~50대 기성세대의 구독률은 약 80%로 나타났다.

서비스 구독형 경제에서 기성세대와 청년세대 간에 나타나는 큰 차이는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이다. 디지털 리터러시란 디지털상에서 정보를 찾고 평가하며 조합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국가통계연구원에서 2022년 실시한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세대는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은 평균보다 20% 정도 뛰어나고, 기성세대는 평균보다 16% 정도 떨어지고 있다.

2020년 이후로 빠르게 증가한 구독형 서비스 이용률에도 이러한 세대적 특성이 반영되어 있다.
청년세대는 성장 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을 사용해 오면서, 새로운 기술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적응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반면, 기성세대는 구독형 서비스를 낯선 기술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인터뷰에 응한 24세 A씨는 “아버지의 티빙 가입을 도와드렸다”라고, 54세 B 씨는 “남편은 디지털 기술을 전혀 활용하지 못해 가입, 결제를 자식에게 맡기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시간을 돈으로 주고 사는 청년세대

청년세대에서 인상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효율성을 위해 시간을 돈으로 사는 모습이다.
청년 10명 중 6명이 주 4일 근무제에 찬성하고 있는 청년세대는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청년세대의 서비스 구독 행태는 워라벨을 위한 적극적인 자기 표현인 것이다.
구독형 서비스를 활용해 여가 시간을 확보하고 이를 자기 계발로도 활용하려는 모습은 기성세대와의 차이점이다.

이번 취재팀의 설문조사에서는 온라인 구독 서비스 사용 이유로 두 세대는 모두 '방대한 양의 콘텐츠'(70%)를 1위로 꼽았다. 그러나 2위로 나온 답변은 청년세대는 '편의성 증대'(50%), 기성세대는 '경제적 효율성'(26%)을 꼽았다.

다양한 구독형 서비스는 청년세대의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고 있다.
유튜브 프리미엄 같은 광고 제거 모델은 광고의 피로감을, Netflix 같은 방대한 콘텐츠를 소유한 OTT는 검색 피로감을 제거해 시간 낭비를 줄여낸다.

청년세대는 이런 서비스에 비용을 기꺼이 지출하고 있으며, 시간을 돈으로 사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설문조사에서도 구독형 서비스 만족률이 청년세대에선 73%로 나타났으며, 기성대세는 49%에 불과했다.

경제 관념의 차이

구독형 서비스 이용에도 세대별 경제관념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청년세대는 구독형 서비스에 매달 평균 25,333원, 기성세대는 34,259원을 내고 있다.
구독형 활동을 더 많이, 활발하게 하고 있는 청년세대가 기성세대보다 10,000원 정도 덜 쓰고 있는 것이 의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시간만큼 돈의 효율 역시 중요시하는 청년세대의 신중하고 효율적인 구매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다. 언제든지 해지가 가능한 구독형 서비스의 유연성이 이런 청년세대의 특성과 부합하는 것이다. 필요할 때만 구독하고, 필요하진 않을 때는 끊어버릴 수 있다는 점이 이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온 것이다.

2010년대 젊은 층 사이에서는 불확실한 미래가 아닌 지금을 즐기자는 소비트렌드, ‘YOLO(You Only Live Once)’가 유행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계속된 고물가와 경제 침체는 정반대의 경향을 강화했다.
지금의 청년세대는 사치성 소비를 줄이고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소비를 늘리자는 ‘YONO(You Only Need One)’를 외치고 있다. 구독형 서비스에서도 요노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나만의 공간’을 갖길 원한다

청년세대는 또 더욱 개인화하고 있다.
보편적인 서비스보다는 자신만의 고유한 경험을 보장하는 개인 맞춤 서비스를 선호한다. 다음소프트에 따르면, Z세대를 설명할 수 있는 유력 키워드로 ‘개인 맞춤 서비스’, ‘자기중심’ 등이 꼽혔다고 밝혔다.

개인화의 흐름은 구독형 서비스에도 반영되고 있다.
Spotify는 “나보다 날 더 잘 아는”이라는 슬로건과 AI 맞춤형 알고리즘을 앞세워 자신만의 고유한 음악 콘텐츠를 찾을 수 있음을 광고하고 있다. WATCHA는 2023년 프로필 잠금 기능을 도입하여 개인의 사생활 보호를 강조하고 있다.

구독형 서비스 업체들은 개인의 취향이 더욱 존중하면서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나만의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하나의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구독형 서비스의 전망은?

이처럼 청년세대는 기존 기성세대와는 다른 방식으로 구독형 서비스를 활용하며 니즈를 충족하고 있다.
이 흐름은 이후 알파 세대에게도 이어질 조짐이다.

최근에는 알파 세대란 말이 회자되고 있다. 알파 세대는 2010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를 부르는 용어로, 말을 배우기도 전에 화면 인터페이스를 움직이는 법을 습득하여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불리는 세대이다.

이들은 지금의 청년세대보다도 디지털 리터러시가 더 뛰어나며 맞춤형 서비스를 기본으로 생각한다.
단순한 콘텐츠 소비를 넘어 게임 내 디지털 아이템 구매나 브랜드 협업 콘텐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구매력이 부족한 현시점에도 직접 참여ㆍ체험 형태의 소비 행태를 보인다.

구독형 서비스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사회과학 전문지 CEONEWS에 의하면, 이른바 ‘구독경제 2.0’ 시대가 열리고 있으며, 구독자 커뮤니티 형성, 멤버십 경험 강화 등 구독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의 맞춤형 서비스 역시 AI의 발전과 함께 더욱 세부적으로 개인에게 맞추어진 초개인화의 형태로 발전할 전망이다.

한편, 구독형 서비스가 증가할수록 소비자는 결정권을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우려의 시선도 나오고 있다. 경제적 효율성을 장점으로 내세우던 구독형 모델이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다가오기 시작한 것이다.

대다수의 구독형 서비스가 포함된 플랫폼 시장은 승자독식의 구조이다.
이들이 시장을 과ㆍ독점하게 되면, 소비자 선택권은 제한되어 울며 겨자 먹기 형식으로 구독 서비스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일부 구독 서비스에서는 구독경제에서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인 ‘구독플레이션’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2023년에 유튜브 프리미엄은 가격을 43% 인상했으며, 넷플릭스, 티빙, 쿠팡 와우 멤버십도 뒤를 이어 가격을 인상했다.

교묘한 상술도 나타나고 있다.
무료 체험 이후 유료로 넘어갈 때 공지하지 않거나 서비스 해지 및 변경을 복잡하게 하는 ‘다크 패턴’, 필요하지 않은 상품까지 묶어 파는 번들 패키지 등 소비자의 부담을 증가시키는 전략도 등장하고 있다.

공정거래 전문가 이인석 변호사는 “소비자는 깨어있는 자세로 자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하며, 해지의 자유가 보장될 때 진정한 구독경제의 혁신이 시작된다”라고 강조했다.
소비자의 권리는 보호하면서, 기업의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건전한 구독형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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